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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槿岩/유응교
충무공 이순신!
그의 칼은 칼로서 순결하고
한없이 단순했다.
이것이야 말로
그의 칼의 무서움이고
그의 생애의 비극이었다.
그의 칼은 인문주의로
치장되기를 원치 않는 칼이었고
정치적 대안을 설정하지 않은 칼이었다.
칼보다 펜이 강하다고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칼이었다.
“칼은 비에 젖고
청춘은 피에 젖네.“
“청춘의 날들은 흩어져 가고
널린 백골위에 사꾸라 꽃잎 날리네.“
문약한 시인처럼
인생의 덧없음을 한탄하는
일본 적장의 칼이 아니라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이노라“며
장쾌한 무사로서 노래하는
단순하고도 시퍼런 칼날이었다.
“가슴에 근심 가득 잠 못 드는 밤
새벽 달빛 창에 들어 칼을 비추며“
“반드시 죽으려는 자는 살 것이고
반드시 살려는 자는 죽을 것이라며“
전장으로 나아간 그토록 간절하고
비장한 결심의 칼날이었다.
그러나
끝없이 밀려오는 왜군의 칼날과
조정의 칼날에 맞서
자기 자신의 칼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자리를 찾는
이순신의 절망은 아름답다.
절망을 회피하는 지혜보다
절망 앞에 당당히 맞서는
저 도전은
얼마나 눈부신 아름다움인가!
그는 죽음으로써 영원한 삶을
우리 가슴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김훈의 칼의 노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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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누추한 곳까지 찾아주신 것만도 감사한데...
이렇게 좋은 글마져 고맙습니다.
저는 칼의노래를 편협하게 읽은 반면에
교수님처럼 간곡하게 느끼질 못한거 같네요...
글을 보며 다시한번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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